| 머리말 권력(power)은 정치학, 경영학, 사회학, 심리학, 조직학은 물론 행정학과 관료제(bureaucracy) 연구에 있어 핵심 개념이다(Meier, 1980). 그러나 정치의 시각화가 어려운 것처럼 권력의 계량화도 어려워 이를 분석하고 해부하려는 노력은 많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저자는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관료제 권력지수(BPI, Bureaucratic Power Index)를 독자적으로 개발하여 관료제 권력을 이해하는 데 기여해 왔다. 이 책은 그 동안 이루어진 관련 연구 성과들을 한 데 모아 체계적?종합적으로 제시하기 위해 집필되었다. 여러 편의 학술논문과 두 권의 연구서에 흩어져 있는 이론, 자료, 정보, 분석결과 그리고 함의 등을 ‘이론과 실제’ 형태로 집대성하여 펴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권력이라는 용어는 대체로 지배, 착취, 부패, 정치적 스캔들과 같은 것을 연상시켜 부정적인 느낌을 갖게 하고 일반인들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처럼 들리게 하지만, 일상생활의 인간관계에서 존재하는 엄연한 실존 현상이다. “권력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적 행동”을 정치로 정의할 때, ‘권력욕’이 수반된 행동은 정치적 행동으로 볼 수 있으며 인간은 끊임없이 권력을 추구하는 ‘정치적 동물(Homo politicus)’이다. 권력에 대한 희구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사회적 존재(인간, 집단, 조직, 단체, 국가 등)에 내재되어 있는 본질적 속성이다. 행정은 권력 그리고 정치와 불가분의 관계를 형성한다. 공동의 관심사를 처리하는 과정인 행정은 필연적으로 권력욕과 마주한다. 행정은 정치와 권력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대처하여야만 공동체의 최대 행복을 달성하는 합리적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행정은 공동체 행복의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못 된다. 현실적으로 행정이 잘 되었다고 해서 사람들이 곧바로 행복에 젖게 되지는 않는다. 행정은 동기요인(motivator)이 아니라 위생요인(hygiene factor)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행정은 빛나지 않는 허드렛일 같은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행정의 숙명’인지도 모른다. 때문에 대개의 경우 빛바래고 욕만 먹기 쉬운, 그래서 귀찮고 부담스러운 행정 일(총무단, 집행부 등)은 좀처럼 맡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여기에 권력이 결부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소 욕을 먹을지라도, 빛이 나지 않더라도, 귀찮고 부담스럽더라도, 이권, 주도권, 권력, 돈, 명예 등이 걸려 있다면 뒤치다꺼리나 허드렛일을 기꺼이 맡으려는 경향을 보인다. ‘얻을 것’이 많을수록, 그것이 아주 결정적인 것일수록, 대다수 사람들은 온갖 희생과 역경을 감수하고서 라도 행정에 적극 참여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그 권력이 지방의원, 자치단체장, 국회의원, 대통령 등으로 제도화?공식화되어 있다면 그 관심과 적극성은 열렬하다 못해 광적으로 변질되기도 한다. 근대 민주주의는 절대왕정에 대한 시민들의 투쟁의 산물이고, 그 구체적인 성과는 의회제도의 수립에 있다. 민주국가는 19세기까지 대체로 입법 국가(congressional state)의 시대였다가 20세기 이후 정부 역할이 확대되면서 행정 국가(administrative state)로 변모하였다. 이 과정에서 관료제는 실적주의 인사제도(merit system)와 직업공무원제(career civil service system), 그리고 전문성과 행동력을 바탕으로 정치권력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제4부로 등극했다(Meier, 1993). 한국의 경우 이례적 특수성이 가미되어 관료제 권력이 더 크게 신장되었다. 특히 모피아, 토건족, 원전마피아, 검찰, 국정원, 경찰 등 관료 권력이 독재 권력 밑에서 독버섯처럼 자라나 통제하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 이 책은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저해요소가 될 수 있는 이러한 관료제 권력을 파헤쳐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리려는 뜻도 담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아직 연단(refine)이 필요한 신진학자에 불과하여 이러한 거대 담론을 담아내기에는 여러모로 역량이 부족하다. 권력에 대한 연구를 거듭할수록 통찰력과 판단력이 더 크게 요구되고 이전의 저작들도 통섭해야 한다는 점을 절실히 깨닫지만, 아직은 그에 이르지 못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성과나마 이렇게 내놓는 것은 관료제 권력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이해를 창출하기 위한 일련의 학문적 과정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저자 자신을 지속적으로 담금질하기 위한 뜻도 있다. 이러한 뜻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실 분들이 있다면 기탄없이 연락주시길 바란다(jaerokoh@gmail.com). 이 저서는 정부(교육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NRF-2013S1A3A2055108)다. 이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장에서는 관료제 권력의 이론과 실제를 왜 다루려고 했는지 설명하고, 제2장과 제3장에서는 관료제 권력의 개념과 측정방법에 관한 이론적 설명, 제4장에서는 한국 중앙정부 86개 부처를 대상으로 한 실제적인 측정결과를 제시하였다. 제5장에서는 제4장의 측정결과를 관료제 권력지수(BPI)로 어떻게 묶었고 그 타당성은 있는지 설명했고, 제6장에서는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분석적으로 정리하였으며, 제7장에서는 종합적인 해석을 제시하였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물심양면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자 한다. SSK 사업단 연구책임자로 이 연구를 뒷받침해주신 성균관대학교 공동성 교수님, 공동연구자인 숭실대학교 오철호 교수님, 성균관대학교 정문기 교수님, 중앙대학교 박치성 교수님, 성균관대학교 배수호 교수님, 김석호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연구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신 중앙대학교 박치성 교수님, 홍콩시티대학교 정찬수 교수님, 전주대학교 윤향미 교수님, 서울대학교 전영한 교수님, 성결대학교 남기범 교수님, 서울여자대학교 한승준 교수님, 동국대학교 이주하 교수님께도 감사드린다. 연세대학교 이은국 교수님, 전주대학교 임성진 교수님, 전북대학교 신무섭 교수님, 주상현 교수님, 경상대학교 명성준 교수님, 꽃동네대학교 주효진 교수님, 국무총리실 심오택 실장님, 홍윤식 차장님, 정훈 국장님, 청와대 오균 국장님께도 깊이 감사드린다. 정부 자료 수집에 도움을 주신 국회 최재천 의원님, 안전행정부 윤종진 국장님, 남주현 과장님, 국민권익위원회 박계옥 국장님, 양용석 사무관님께도 감사의 말씀 전한다. 연구보조원 및 조사요원으로 활동해준 연세대학교 유인영 선생, 정명은 박사, 전주대학교 김다희, 이은희 조교, 전다혜 양에게도 감사드리며, 출판을 허락해주신 대영문화사 임춘환 사장님, 정재훈 과장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2014. 3. 1. 전주대학교 스타센터에서 오 재 록 차 례 제1장 개 요 11 제1절 논의의 배경 및 필요성 11 제2절 논의의 목적 15 제3절 논의의 범위 및 방법 19 제2장 관료제 권력 이론 22 제1절 권력의 의의 22 1. 권력욕과 정치적 행동/22 2. 권력과 행정 그리고 정치/24 3. 권력의 개념과 특성/28 4. 권력의 유사 개념/34 5. 권력의 기반과 원천/37 6. 수평적 권력/40 7. 기관 권력/42 8. 권력구조/43 제2절 관료제 권력 47 1. 관료제 권력의 개념과 의의/47 2. 관료제와 관료제 권력/50 3. 관료제 권력의 특성/53 4. 관료제 권력의 딜레마/55 5. 관료제 권력의 원천/56 6. 관료제 권력구조(Bureaucratic Power Structure, BPS)/69 제3장 관료제 권력의 구성요소 70 제1절 관료제 권력 측정에 관한 기존의 논의 70 1. Pfeffer(1981, 1992)/71 2. Meier(1980)/74 3. 박천오(2005)/76 4. 오재록(2006a, 2006b, 2006c, 2007a, 2011a, 2012a)/78 제2절 관료제 권력의 측정 방법 81 1. 관료제 권력지수(BPI)/81 2. 관료제 권력의 다차원적 구성개념/84 3. 측정변수와 측정지표/91 4. 가중치와 관료제 권력지수(BPI) 산출/108 제4장 측 정 114 제1절 자 원 114 1. 인적자원(HR)/115 2. 물적자원/129 3. 조직의 분화도/134 4. 법적자원/137 제2절 자율성 145 1. 구조적 자율성/147 2. 재정적 자율성/156 3. 입법적 자율성: 법률 대비 법령 재량 지수/163 제3절 네트워크 167 1. 수평적 네트워크/168 2. 수직적 네트워크/175 제4절 잉여력 187 1. 외부 잉여력/188 2. 내부 잉여력/204 제5절 잠재력 224 1. 특별 권한 지수/224 2. 법률 권한 지수(소관 법률의 총 쪽 수)/233 3. 등록규제의 수/236 제6절 결과 요약 239 제5장 관료제 권력지수(BPI)와 타당성 242 제1절 가중치 산정 242 1. AHP 기법의 유용성과 가중치 산정 방법/242 2. 조사설계 및 표본선정/246 3. AHP 조사결과: 가중치 산출/247 제2절 관료제 권력지수(BPI) 도출 257 1. 자원지수/257 2. 자율성지수/259 3. 네트워크지수/261 4. 잉여력 지수/264 5. 잠재력 지수/266 6. 정부부처의 권력지수(BPI)/268 제3절 타당성 검증 270 1. 타당성의 유형/270 2. 수렴 타당성 검증/272 제6장 관료제 권력구조 분석 및 정책 함의 288 제1절 관료제 권력구조 분석 288 1. 관료제 권력구조(BPS)/288 2. 관료제 권력구조의 특징과 노무현?이명박 정부 비교/292 제2절 주요 부처별 분석 295 1. 권력원 분석 및 노무현?이명박 정부 간 비교/295 2. 가중치의 영향력 분석/325 제3절 정책적 함의 327 1. 관료제 권력의 위험성/327 2. 경제관료들의 권력/329 3. ‘검찰 공화국’/337 4. 관료제 권력 거버넌스의 필요성/340 5. 관료제 권력 거버넌스의 강화 방향/345 제7장 결 론 349 참고문헌/356 찾아보기/ 저자약력 오재록(吳再祿, Jae Rok Oh) 전주대학교 행정학과 부교수, 공공관리연구소장.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마친 후, 국회사무처와 정부부처에서 5급 공무원으로 일하며 실무경험을 쌓고 학계로 복귀하여 행정학 박사학위(2006)를 취득하였다. 이후 ‘관료제 권력(bureaucratic power)’과 ‘관료적 자율성(bureaucratic autonomy)’, 그리고 ‘공공 네트워크(public network)’를 중심으로 연구 성과를 축적해 왔다. 2008년 이후 한국연구재단 연구과제 공모에 8건(단독 5, 공동 3)이 선정되어 관련 연구 성과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의 관료제 권력구조: 진단과 처방(2007, 한국학술정보), 관료제 권력구조: 이명박 정부의 41개 정부부처 실증연구(2012, 대영문화사)가 있고, 논문으로는 “정부조직개편에 따른 부처 간 네트워크 및 권력관계 변화: 경제부처를 중심으로”(2013, 제1저자), “관료제 권력: 개념, 측정 그리고 타당화”(2013, 제1저자), “관료적 자율성의 두 얼굴: 한국 중앙행정기관 실증분석”(2012, 제1저자), “정부부처의 권력크기 분석”(2011), “배태된 자율성: 한국 발전모델에 대한 이해와 오해”(2011, 제1저자), “정부조직개편의 효과 실증분석”(2011, 교신저자), “관료적 자율성의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2010, 제1저자), “정부조직개편에 따른 기획재정부의 권력관계 변화 분석”(2009), “관료제 권력의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2008) 등이 있다. |